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했어!", "대단하다!", "역시 우리 아이!"와 같은 칭찬을 습관처럼 하게 됩니다. 칭찬은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고 행동을 긍정적으로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칭찬에도 '잘하는 법'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무심코 건넨 칭찬 한마디가 오히려 아이의 동기를 꺾을 수도 있고, 반대로 아주 작은 칭찬이 아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과적인 칭찬 방법을 소개하고, 학부모로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을 나누고자 합니다.
결과보다 '노력'을 칭찬하세요
심리학자 캐롤 드웩(Carol Dweck)은 아이의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에 대해 연구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동일한 퍼즐을 풀게 한 후, 한 그룹에는 "정말 똑똑하구나!"라고 결과를 칭찬했고, 다른 그룹에는 "열심히 했구나!", "노력했네!"라고 과정을 칭찬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결과를 칭찬받은 아이들은 더 어려운 문제를 피하려고 했고, 노력을 칭찬받은 아이들은 더 도전적인 문제를 시도했습니다. 즉, '똑똑하다'는 칭찬은 아이를 고정된 능력에 묶어버리고, '열심히 했구나'는 칭찬은 더 성장하려는 태도를 만들어준 것입니다.
✔️ 부모가 활용할 수 있는 예시:
❌ “역시 넌 수학 천재야!” → ✅ “문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푼 게 정말 멋졌어.”
❌ “너는 글을 잘 써서 상 받은 거야.” → ✅ “글을 쓸 때 표현을 고치려고 여러 번 수정한 노력이 대단했어.”
칭찬의 방향을 결과에서 노력과 전략으로 바꾸면, 아이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습 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아이가 스스로를 이해합니다
“잘했어!”라는 말은 기분 좋게 들리지만, 아이는 어떤 점이 좋았는지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면, “네가 친구 기다려준 거 엄마가 봤어. 참 배려심 있는 행동이었어.”라고 말하면 아이는 ‘내가 배려심 있는 행동을 했구나’라고 스스로를 인식하게 됩니다.
칭찬이 구체적일수록,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내면화하게 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부모가 옆에 없어도 스스로 옳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 실천 예시
❌ “착하구나~” → ✅ “동생 장난감 고쳐줘서 동생이 참 고마워하더라.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어.”
❌ “공부 열심히 했네~” → ✅ “오늘 영어 단어를 10개 외운 것, 너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서 더 멋져.”
칭찬은 아이가 ‘무엇을 잘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핵심입니다. 막연한 칭찬보다는 관찰한 행동 + 감정 표현의 구조를 기억해보세요.
아이의 내면 동기를 지키는 칭찬 습관
칭찬을 너무 자주, 혹은 외적 보상과 연결해 사용하면 아이는 내면의 동기(자발적 동기)가 아닌 외적 동기(칭찬, 상, 간식 등)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는 학습, 태도, 행동의 지속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이거 하면 엄마가 간식 줄게”라는 방식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상이 없으면 안 하게 되는” 부작용이 큽니다. 칭찬도 마찬가지입니다. '칭찬 중독'은 실제로 아이의 자기 조절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 건강한 칭찬 습관을 위한 팁
하루에 한 번, 아이의 과정 중심 행동을 찾아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세요.
칭찬 없이도 아이가 하는 행동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인정해 주세요.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집중해서 그리는 모습이 보기 좋아.”)
아이가 실수했을 때는 ‘왜 안 했냐’보다, ‘다음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함께 고민해 주세요.
칭찬은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도, 때론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아이가 칭찬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칭찬은 기술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부모의 칭찬은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툭 내뱉는 칭찬은 때때로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칭찬', '아이 스스로를 이해하게 하는 칭찬', '내면 동기를 살리는 칭찬'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알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작은 칭찬 한마디가, 아이의 자존감과 성장을 키우는 큰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 어떤 칭찬을 해볼 수 있을까요?